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

인터넷 문화가 가져온 폐해 가운데 하나가 한글 맞춤법의 파괴가 아닐까 싶다. 일반인들은 전혀 뜻을 알 수 없는 각종 은어와 줄임말이 난무하고, 띄어쓰기는 아예 무시하는 게 보통이다.

특히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댓글이나 게시물을 올리게 됐는데, 컴퓨터 자판보다 불편하다보니 가장 먼저 띄어쓰기부터 파괴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띄어쓰기를 무시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스페이스 바를 누르는 시간은 그야말로 찰나에 불과한데, 시간관계상 누르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게다가 휴대폰으로 올리는 글이라는 게 대부분 한 줄짜리 댓글이거나 짧은 문장이 고작이다. 이 정도 문장을 적는데 띄어쓰기가 몇 번이나 들어간다고 무시하는가.

인터넷에서 배운 상스러운 욕설이나 채팅 특유의 은어와 줄임말은 배우자마자 바로 쓰면서 왜 초등학교에 가자마자 배우는 띄어쓰기는 실천을 안 하는가?

띄어쓰기를 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당장지금이글을띄어쓰기를하지않은채쓴다면어떻게될까.읽기갑갑할뿐만아니라글의의미를파악하기도쉽지않을터이다.”

맞춤법이란 말을 글자로 옮겼을 때, 쓴 사람의 의도를 읽는 사람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말을 할 때 사용하는 다른 언어(몸짓, 표정, 상황 등)를 글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말이 글로 적히는 규칙’을 만들어서 서로의 의사전달을 돕고 있는 것이다.

결국 띄어쓰기를 하는 이유는 글을 읽는 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그리고 뜻을 오해하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아울러 글이 결국엔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도 띄어쓰기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시작이다.

물론 띄어쓰기가 쉽지만은 않다. 글쓰기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띄어쓰기에 어려움을 느낄 때도 많다. 하지만 자꾸 사용하다보면 익숙해지기 마련인지라, 띄어쓰기도 원칙을 알고 생활화하면 어렵지만도 않을 터이다.

띄어쓰기의 원칙은 하나이다.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단어는 독립적으로 쓰이는 말의 단위이기 때문에, 글을 단어를 단위로 하여 띄어 쓰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우리말의 조사는 접미사 범주에 포함시키기 어려운 것이어서 하나의 단어로 다루어지고 있으나, 형식 형태소이며 의존 형태소이므로 그 앞의 단어에 붙여 쓰는 것이다.

 

∥띄어쓰기의 원칙

①조사는 그 앞말에 붙여 쓴다.

②의존명사는 띄어 쓴다.

③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 다만,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리어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다.

④수를 적을 때는 만(萬) 단위로 띄어 쓴다.

⑤두 말을 이어 주거나 열거할 때에 쓰이는 말(겸, 내지, 대, 및, 등)들은 띄어 쓴다.

⑥단음절도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때에는 붙여 쓸 수 있다.

⑦보조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 다만, 앞말에 조사가 붙거나 앞말이 합성 동사인 경우, 그리고 중간에 조사가 들어갈 때는 그 뒤에 오는 보조용언은 띄어 쓴다.

⑧성과 이름, 성과 호 등은 붙여 쓰고, 이에 덧붙는 호칭어, 관직명 등은 띄어 쓴다. 다만, 성과 이름, 성과 호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띄어 쓸 수 있다.

⑨성명 이외의 고유 명사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단위별로 띄어 쓸 수도 있다.

⑩전문용어는 단어별로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붙여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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