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내 조합설립인가 자신합니다”

추정분담금 공개, 토지분할 마무리되면 사업 탄력 붙는다

 

“재건축사업을 추진해온 지난 10년의 시간동안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많이 겪어야 했지만, 정체되었던 시간이 오히려 도약을 위한 계기가 되어 앞으로는 빠른 진전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올해 안에 조합설립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강남의 고층아파트로는 드물게 안전진단 통과 등 본격적인 재건축사업 추진 준비를 다 끝내놓고도 여전히 추진위원회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상아2차아파트 홍승권 추진위원장은 “지금까지는 어쩔 수 없이 더딘 진행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앞으로 남은 추진일정은 누구보다 빠르고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힌다.

강남구 삼성동 19-4번지에 위치하고 있는 상아2차아파트는 단지 인근에 강남구청과 강남세무서가 있고, 7호선 청담역에 인접한 사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교통 및 행정 등에 있어서도 최적의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상아2차 아파트는 4개 동 478세대로 크지 않은 규모이지만, 입지 여건이 워낙 좋아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곳. 비록 아직 재건축 되지 않은 주변 고층 단지들에 비해 주차 여건은 양호한 편이지만, 안전진단을 통과한 지 10년이 넘었을 정도로 배관설비 등의 노후화가 심해 주민들의 재건축 열의도 높은 곳이다.

그럼에도 상아2차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지속적으로 정체된 것은 4개 동 가운데 1개 동이 무리한 요구를 하면서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 제출을 미루고 있었기 때문. 동별 동의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면서 여러 가지 호재를 많이 놓쳤던 것이 추진위원회로서는 여간 뼈아프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추진위원회는 동의서 제출에 미온적인 104동을 제척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홍승권 위원장은 “우리 단지는 2000년 12월에 최초로 창립총회를 하였으나 동별 2/3의 동의 요건부족으로 지금까지 조합설립 인가를 받지 못한 채 추진위원회 단계에 15년을 머물고 있다. 재건축사업은 전체 주민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필요한 사업임에도 유독 한 동이 반대하면서 전체 주민에게 피해를 초래했다”면서 “전체 주민을 생각해야 하는 추진위원회로서는 결코 들어줄 수 없는 요구를 하니 전체 사업에 다소 손해가 가더라도 어쩔 수 없이 104동을 제척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추진위측은 104동을 포함해 단지 전체의 재건축사업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홍승권 추진위원장이 직접 104동 주민과의 연석회의에서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만 아니라면 최대한 요구조건을 반영하겠다”고 밝히기도 했고, 104동의 동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진해서 추진위원장직에서 물러나기도 했었다.

또, 법령개정 및 여건 변화로 동의서도 여러 번 다시 받았고, 동 배치 및 평형요구에 의한 설계변경도 여러 차례 했으며, 설명회도 수시로 개최했지만 104동과의 관계는 개선되지 않았다. 추진위로서는 전체 사업을 위해 부득불 제척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게 됐던 것.

홍승권 위원장은 “대한민국에서 우리만 재건축사업을 하는 게 아니다. 재건축을 하는 모든 사업장이 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사업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는데, 법을 무시한 채 요구를 하면 추진위가 법을 어기라는 것밖에 더 되겠는가?”라며 “감정평가를 2000년으로 하자, 효용비를 얼마 인정해 달라, 모든 회의결과는 4동의 2/3의 동의 없이는 결정 집행할 수 없다 등등 상리에 맞지 않는 요구를 하고 있는데, 추진위원장이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인지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재건축을 규정하고 있는 도시정비법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104동의 요구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금방 알 것이다”고 하소연한다.

추진위원회가 제기한 제척소송은 조만간 판결이 날 예정인데, 상아2차의 경우 도시정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척 조건에 부합되기 때문에 소송결과는 낙관하고 있는 상황. 공동시설물 사용과 통행로 확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곧 집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승권 위원장은 “소송 결과에 대해서는 낙관하고 있지만,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104동까지 포함해 재건축을 하고자 하는 마음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면서 “최종적으로 제척하여 사업을 추진하기 전까지는 104동 주민들의 동의서 징구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추진위원회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것은 104동 제척 소송이 아니라 추정분담금 공개이다. 사실, 많은 추진위원회나 조합이 추정분담금 공개를 꺼리는 것이 현실이지만, 상아2차는 현재의 상황에서 있는 그대로를 다 보여주고 조합원들의 의사를 결집시키는 것이 바르고 빠른 재건축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믿고 있다.

홍승권 위원장은 “분담금에 관한 사항은 조합원이라면 누구나 제일 궁금한 사항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또 현재 공공관리 제도하에서 지자체 심의를 받기 위해서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자료를 제시해야만 한다”면서 “지자체의 심의를 득하였다면 감출 일이 아니라, 조합원들이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정확한 설명과 설득을 통해 충분히 이해시키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추진위원회는 104동 제척 문제와 추정분담금 공개 등은 늦어도 6~7월 경에는 모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럴 경우 “금년내 조합설립인가”라는 목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한편, 홍승권 위원장은 전국의 재건축․재개발 조합 및 추진위원회의 연합체인 ‘한국주택정비사업조합협회’ 부회장을 맡아 정비사업 부문의 법․제도 개선 등에도 앞장서고 있다. 십 수년간 정비사업 제도개선 일선에서 활동한 만큼 법․제도 개선과 관련해 남다른 견해가 있을 터이다.

홍승권 위원장은 “정비사업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은 다 알고 있는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개발 사업에 있어서 공익사업과 민간사업에 대한 확실한 차이가 필요한데, 여기에 대한 정부정책에 확신이 없는 것이 현재까지 많은 문제점을 낳아왔다”고 지적하고 “특히 민간사업인 재건축은 공익사업이 아닌데도 모든 것을 틀에 끼어 맞추는 현재 행정 형태는 문제가 있다. 각각의 단지가 가지고 있는 특화점을 살펴 다변화된 주택문화가 생성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 행정 형태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주택문화 창출을 생각하기 어렵다”고 아쉬워한다.

“추진위원장을 맡게 된 계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얼떨결에 맡았는데…, 하다 보니 이건 아니다 하는 점들이 많이 있었다. 또 조합협회 부회장을 맡아 전국의 많은 조합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개선해야 될 것은 너무 많은데 한번 제대로 해보자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한다.

인터뷰를 끝내면서 홍승권 위원장은 “추진위원장이나 조합장이나 현재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한다. 모든 것은 협의와 합의를 기초로 진행해야 한다. 다만, 앞에 선 사람은 항상 걱정이 더 많다. 고뇌에 쌓여 있는 앞장선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박수를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정비사업이 끝난 후 결과물은 여러 조합원의 몫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지 않던가. 조합원들의 성원과 격려가 추진위원장과 조합장을 신명나게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점을 조합원들이 알았으면 한다”고 강조한다.

상아2차 아파트는 그동안 본의 아니게 많은 기회를 놓쳐야 했고, 이에 따라 최초 추진하던 때보다 사업성이 다소 악화된 것이 사실. 하지만, “비용이 수반되더라도 삼성동에서 모든 아파트의 모델이 되는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며 조합원들과 함께 하고자 노력하는 홍승권 위원장을 위시한 모든 조합원들이 힘을 모은다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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