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만족도는 리모델링사업 선호자들이 더 높아

▮ 도시정책학회 2020 추계학술대회 ▮

 

노후 공동주택 거주민들은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방식으로 리모델링사업 보다 재건축사업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리모델링사업을 선호하는 주민들은 재건축사업을 선호하는 주민들보다 현재의 주거만족도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월 23일 진행된 (사)도시정책학회 ‘2020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노후공동주택 거주민의 재건축과 리모델링 방식에 관한 선호도 비교분석’ 논문의 내용이다.

이날 논문을 발표한 광운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박사과정 김금숙씨는 “재건축사업 중심의 전면 개발이 쉽지 않고 환경보호나 에너지 절약 등에 대한 의식이 확산될 것을 고려해보면, 앞으로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현 개발여건과 주택수요 변화를 반영해 보면 효과적인 공동주택 정비를 할 수 있도록 거주자들의 인식과 사업방식 선호도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충분하다”면서 “이에 이번 연구에서는 노후공동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재건축과 리모델링 선호의향 및 주거만족도를 조사했고 각 사업방식별 만족도 영향 원인의 차이를 비교 분석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에서는 주택시장의 여건 변화와 재건축사업 및 리모델링사업의 필요성, 관련 제도 및 추진 체계를 정리했으며, 경기도 고양시 화정동 별빛마을 7‧8‧9‧10단지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 재건축 및 리모델링 요구도 등을 조사했다. 별빛마을 7‧8‧9‧10단지는 준공된지 약 25년 경과한 노후 공동주택지로 15층 높이의 판상형 아파트로 형성돼 있으며, 건물 수명은 노후화되고 있으나 지속적인 유지, 보수를 통해 현재는 외관상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다만, 설문응답자 대부분이 현재의 주거만족도는 높게 응답하고 있으나 미래의 재산가치 상승 등의 사유를 들어 주거환경의 변화를 희망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논문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자.

 

∥ 리모델링 제도의 변화와 문제점

먼저 이번 논문에서는 리모델링 관련 제도의 변화와 문제점에 대해 지적해 눈길을 모았다.

리모델링 제도는 2001년 건축법 개정으로 도입된 이후 시대적 상황에 따라 변경됐으며 현재는 증축 리모델링 위주의 재건축사업과 유사한 사업으로 변형됐다.

구체적으로 2001년부터 2004년까지는 대수선형 리모델링 시기로서 리모델링 가능 연한은 준공 후 20년으로 했고, 행위허가 기준을 신설해 전용면적의 증가 없는 리모델링을 허용했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는 증축형 리모델링 시기로서 리모델링 가능 연한은 준공 후 15년으로 완화했고, 세대별로 전용면적 3/10(국민주택 규모 이하는 4/10)이내에서 증축을 허용했으며, 1층을 필로티 구조로 할 경우 최상층 증축이 허용됐다.

2012년부터는 분양형 리모델링 시기로서 세대수 증가를 15%까지 허용했고 최대 3개 층까지 수직증축, 별동 증축, 세대구분형 리모델링(멀티홈)이 허용됐다. 또한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에 따른 도시과밀화와 일시적 집중현상을 최소화하고 체계적 관리를 위해 대도시는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도록 해 해당 지역의 여건에 맞는 탄력적인 리모델링을 추진하도록 했다. 또한 면적이 큰 개별세대를 분할해 세대 수를 늘리는 세대구분형 리모델링제도를 도입했다. 이 경우 세대별 전용면적은 14㎡ 이상, 전체 호수의 1/3 이내, 단지 전체 전용면적 합계의 1/3 범위 내에서 세대구분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김금숙씨는 “리모델링이 연 1회 정도의 지속적인 규제완화와 제도개선에도 불구하고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는 정책의 타이밍이 적절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정책은 시기가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체의 리모델링 수요가 많았던 부동산 경기 호황기에는 규제로 일관했다가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후에 수직증축과 세대수 증가 등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을 내놓았지만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는 부동산 정책을 일반경기의 부양이나 조절 수단으로 보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 선호사업 유형에 대한 빈도분석

설문 조사자를 대상으로 리모델링사업과 재건축사업의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재건축사업 선호자가 57%(86명)로, 리모델링사업 선호자 43%(65명)보다 높게 나타났다. 재건축 선호 이유로는 ‘새로 건축함으로써 건물의 안전성이 높음’이 37.7%(57명)로 가장 높았고 ‘새로운 아파트로서 이미지 개선 가능’이 22.5%(34명), ‘자유로운 평면구성 및 단지설계 가능’이 35.1%(53명)로 나타났다. 철거 후 신축을 통해 건물의 안전성이 제고되고 양호한 주거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리모델링 선호의 가장 큰 이유로는 ‘기존 골조 유지로 공사비 절약 가능’이 27.8% (42명)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재건축보다 공사기간이 짧음’이 25.1%(38명), ‘재건축보다 환경친화적’이 23.2%(35명) 등으로 나타났는데, 대체로 경제적 부담 절감과 기간 단축이 주요 선호요인으로 분석된다.

재건축 선호이유에 대한 빈도 분석의 경우 건물 안정성 57명(37.7%), 이미지 개선 34명(22.5%), 평면구성 31명(20.5%), 단지설계 22명(14.6%), 고수익성 5명(3.3%), 분양 가능 2명(1.3%)으로 나타났다.

 

∥ 각 집단간 주거 만족도 차이 분석

각 집단별 주거 만족도 비교를 위해 재건축사업과 리모델링사업의 선호자들을 대상으로 종합만족도를 포함해 총 20개 문항으로 설문했으며, 두 집단간 차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T-test 분석했다.

분석결과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공동주택에 대한 종합만족도는 5점 만점을 기준으로 3.7점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지방도시를 대상으로 분석한 과거 연구(지남석, 2016)의 주거만족도 2.97점과 비교할 때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고 있어 서울과 인접한 단지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각 집단별 만족도의 차이를 살펴보면, 리모델링 선호자의 종합만족도가 5점 만점에 평균 3.97점으로 재건축 선호자의 만족도 평균 3.50점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으며, 건물외관 등 3개 항목을 제외하고 16개 항목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남에 따라 각 집단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금숙씨는 “재건축과 리모델링 선호자 간의 현 주거환경 만족도와 그의 영향요인 차이를 파악한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리모델링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지역 및 단지별 여건 등을 고려한 연구, 거주자들의 사업방식에 대한 선호요인 연구 요인 등을 보다 면밀하게 파악하고, 거주자의 선호 패턴과 만족 성향을 반영한 다양한 주거환경 개선 관련연구가 진행될 경우 리모델링을 비롯한 노후 공동주택 관리정책이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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