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도 자주 헷갈리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종결어미(終結語尾)인 ‘-대’와 ‘-데’이다. 가령 “철수가 집에 ○○”라고 할 때 “왔데”라고 써야할 지 “왔대”라고 써야할 지 헷갈리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맞춤법을 컴퓨터의 한글 프로그램에 의존하곤 한다. 한글 프로그램 자체에 맞춤법 기능이 포함되어 있어 맞춤법에 어긋나면 단어 아래에 붉은 색 줄이 그어지고, 그런 경우에만 맞춤법을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종결어미 ‘-대’와 ‘-데’는 어떻게 쓰건 붉은 줄이 그어지지 않는다. 단순하게 보면 둘 다 맞춤법에는 문제가 없지만, 어떤 경우에 쓰느냐에 따라 맞춤법에 어긋난 것일 수도 있는 게 ‘-대’와 ‘-데’이다.

의미전달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소홀하기 쉬운데, ‘-대’와 ‘-데’는 잘 구별하여 써야 할 종결어미이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데’는 ‘~하게’ 할 자리에 쓰이어 경험한 지난 일을 돌이켜 말할 때 쓰는, 곧 회상을 나타내는 종결어미이다. 구체적으로 ‘-데’에서는 ‘더’라는 형태소가 분석되는데, 이 형태소는 예부터 회상을 나타내는 문법 요소로 그 기능이 그대로 ‘-데’에 반영된 것이다. ‘-데’가 회상을 나타낸다는 것은 아래의 예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①그가 그런 말을 하데.

②경치가 과연 좋데.

③신부가 예쁘데?

위의 예문에서 ①은 “그가 그런 말을 하더라”는 의미이고, ②는 “경치가 과연 좋더라”는 의미로 각각 말하는 사람이 자신이 직접 체험한 사실을 회상하여 듣는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다. 또한 ③에서처럼 ‘-데’는 의문문에 쓰이기도 한다. “신부가 예쁘데?” 하면 결혼식에 가서 신부를 직접 본 사람에게 신부가 예쁘더냐고 물어보는 말이 된는 것으로 ‘-던가’와 같은 뜻이다.

참고로 “오늘 날씨 참 덥데”, “두 사람이 아주 잘 어울리는데”, “기분 좋은데” 등에서 보듯 ‘-ㄴ데, -는데, -은데, -던데’ 등의 종결어미들도 있다. 이 어미들에도 ‘데’가 보이긴 하지만 스스로 감탄하는 뜻을 나타내며 보통 다른 사람의 의견이 어떠한지 묻는 의도를 내포하기도 하는 것으로 ‘-데’와는 뜻이 다르다.

한편 ‘-대’는 ‘다(고) 해’의 준말이다. ‘다고’에서 ‘고’가 탈락하고 남은 ‘다’에 ‘해’에서 ‘ㅎ’이 탈락한 ‘ㅐ’가 합쳐진 말이다. 아래의 예문에서 보듯 ‘-대’는 형용사 및 동사의 어간 다음과 동사 및 지정사(무엇이 무엇이라고 지정하는 단어로, 긍정의 ‘이다’와 부정의 ‘아니다’가 있다)의 시제형태소 ‘ㄴ, 는, 었, 겠’ 등에 연결되어 ‘-대, -ㄴ대, -는대, -었대, -겠대’ 등의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①그 여자 참 예쁘대(예쁘다고 해).

②그 사람 오늘 떠난대(떠난다고 해).

③그 사람은 책만 읽는대(읽는다고 해).

④그 사람은 학생이 아니었대(아니었다고 해).

⑤집에 그냥 있겠대(있겠다고 해).

위의 예문들은 모두 괄호 속에 보이듯 ‘○○대’가 ‘○○다고 해’의 뜻을 갖는 것들이다. 곧 ‘-대’는 말하는 사람이 문장 속의 주어를 포함한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듣는 사람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선생님이 너 오래”처럼 명령형 등의 뒤에서 쓰이는 ‘-래’는 ‘-라고 해’에서 줄어진 말로 ‘-대’와 같은 뜻을 가진 또 다른 형태소입니다.

그래도 ‘-데’와 ‘-대’가 헷갈린다면 다음과 같은 원칙만 기억하자.

①영화 ‘명량’이 참 재미있데.

②영화 ‘명량’이 참 재미있대.

위의 예문에서 ①은 말하는 사람이 직접 그 영화를 보고 “영화 ‘명량’이 참 재미있더라” 하는 뜻으로 말하는 것이고, ②는 말하는 사람이 직접 그 영화를 보지 못한 채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대로 “영화 ‘명량’이 참 재미있다고 해”라는 뜻으로 말하는 것이다. 즉,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으로 ‘-더라’와 같은 의미를 전달할 때는 ‘-데’를 쓰고, 경험하지 못한 채 남의 말을 전하면서 ‘-다고 해’라는 의미를 전달할 때에는 ‘-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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