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구원 ‘주택가격에 대한 금리의 시간가변적인 영향 연구’

금리인상 등으로 주택사업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상이 국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모은다.

국토연구원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워킹페이퍼 ‘주택가격에 대한 금리의 시간가변적인 영향 연구 – 금리상승기와 금리하락기 영향 비교를 중심으로’를 통해 최근 고물가에 따른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충격 발생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었던 지난 2020년 초, 미국·캐나다·노르웨이 등은 기준금리를 125~150bp, 영국·호주 등은 50~75bp 낮췄고, 유로지역과 스웨덴·덴마크 등은 0%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했다.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제도 도입 이후 최초로 금리를 0.5%로 운용해 실물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 유동성을 공급,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와 같이 저금리체계에서 공급된 유동성이 주택가격과 같은 자산시장에 유입됨에 따라, 지난 2년 간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국의 주택가격은 이전 기간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편,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확대는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동하는 상황이며, 특히 올해 2월 전세계에 연료, 곡물 공급을 주도했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생함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4월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상향해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주요국들은 금리인상체계로 전환했고,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5차례 금리를 인상하며 고물가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상당 기간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리상승기 주택시장 영향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주요 금리 추이

- 그래프에서 음영은 기준금리를 인상해 통화를 긴축적으로 운용했던 시기를 나타냄.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2022년 5월 25일 검색 / 보고서 중 발췌.
- 그래프에서 음영은 기준금리를 인상해 통화를 긴축적으로 운용했던 시기를 나타냄.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2022년 5월 25일 검색 / 보고서 중 발췌.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시중금리의 인상이 지속될 경우 금리충격이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유인이 존재한다”며 “금리상승기·금리하락기 등의 조건에 따라 금리의 영향이 차별적일 수 있음에 초점을 맞춰 금리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면, 금리변동 충격의 주택가격 영향 연구는 다수이지만, 대부분 시간불변효과에 기초하고 있고, 분석기간을 비조건부로 분석하고 있어 금리상승기와 금리하락기의 금리충격 영향력을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이번 연구는 1991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장기 시계열 자료를 이용해 금리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충격반응함수를 추정했으며 ▲시간불변 벡터자기회귀 모형 ▲국소투영법 ▲시간가변모수 벡터자기회귀 모형 등 다양한 분석모형을 통해 전체 시기에 대한 비조건부 분석,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금리인상기와 금리인하기에 대한 시기별 조건부 분석, 매 시점 월 단위에 대한 시점별 조건부 분석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금리는 주택가격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며, 이와 같은 영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됐고 금리인하기는 영향이 즉각적인 반면, 금리상승기에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으로 모형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기존 연구에서 일반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시간불변 벡터자기회귀 모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금리인상 충격은 주택가격하락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 분석 결과는 모든 시점 충격반응이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상승시기와 하락 시기 역시 대칭적으로 동일하다고 해석해야 하므로 한계가 있다.

국소투영법 분석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시기 금리인하는 주택가격에 영향을 보이지 않은 반면, 금리인상은 단기적으로 주택가격에 하락 영향을 보이는 등 금리충격의 비대칭적인 구조가 확인됐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인하는 주택가격에 단기적으로 매우 탄력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금리인상은 12~15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보였다.

금리하락기 금리충격은 탄력적으로 주택가격 상승을 유도하며, 그 영향력이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지수의 경우 12개월, KB 주택가격지수의 경우 18개월 정도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상승기 금리충격은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지수는 약 15개월 이후, KB 주택가격지수는 약 12개월 이후 하락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같은 비대칭적인 성격은 금리인하 시 조달비용 감소와 가격상승 기대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지만, 금리인상 시에는 조달비용 증가로 수요와 거래가 줄어들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외에도 시간가변 벡터자기회귀 모형 분석 결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금리충격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충격의 주택가격 영향력은 크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020~2021년이 주택가격을 상승시기는 금리충격의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가장 강해진 시기임과 동시에 최근 금리인상시기의 금리충격반응 역시 과거에 비해 가장 강해진 시기로 분석됐다.

이와 같은 금리충격의 주택가격영향력 확대는 과거에 비해 주택매입 시 대출의존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향후 금리인상이 지속될 경우 주택시장은 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현재는 과거에 비해 금리충격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 있는 상황이다. 통화정책을 통해 중기시계에서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떨어지는 등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통화정책에 따른 금리가 주택시장의 수요형성에 강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금리가 주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금리정책 시 유동성이 주택시장에 과도하게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책적 보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주택시장의 하위성을 고려해 지역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지역적 범위는 전국이기 때문에 연구에서 제시하는 분석 결과가 지역에 따라 체감되는 것과는 차별적일 수 있는 만큼 향후 연구에서는 지역별 분석을 통해 서울 등 타 지역에 비해 수요자들의 선호가 높은 지역과 상대적으로 선호가 낮은 지역 등의 시간가변 효과 및 금리충격의 비선형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외에도 박진백 부연구위원은 “주요국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유사한 시기에 금리인하를 단행, 주택가격 상승 및 높은 물가상승률에 따라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 주요국과의 비교를 통해 주택시장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 통화정책 기간별 주택가격 변동률 추이

- 그래프에서 음영은 기준금리를 인상해 통화를 긴축적으로 운영했던 시기를 나타냄.출처 :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의 종합주택유형 매매가격지수자료로 연구진이 작성.
- 그래프에서 음영은 기준금리를 인상해 통화를 긴축적으로 운영했던 시기를 나타냄.출처 :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의 종합주택유형 매매가격지수자료로 연구진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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