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세 속 단지별 청약 ‘온도차’ 다를 것”

전국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청약열기도 한풀 꺾인 모습인 가운데 추석 이후 공급되는 분양물량이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지 주목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추석 이후 9~12월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총 16만2892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아파트 분양예상 실적의 40%를 차지하는 수준이며, 실제 분양이 이뤄지면 지난해 동기간 분양실적(15만7600가구)보다 약 5000여가구가 늘어난다.

올해 6~8월 분양 예정이었던 ▲서울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일원을 재건축한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 ▲경기 광명시 광명동 ‘광명1R구역재개발’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3구역재개발’ 등이 모두 10월로 분양 일정을 조정했다. 또 ▲경기 광명시 광명동 ‘광명2R·4R·5R구역재개발’ ▲성남시 중앙동 ‘성남중1구역재개발’ ▲대전 서구 용문동 ‘용문1·2·3구역재건축’ 등 대어 단지들도 하반기 분양을 준비 중이다.

다만 건자재 값 상승과 위축된 매수심리로 분양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계획된 물량을 제때 소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추석 이후 연말까지 일반분양을 준비 중인 전국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는 53곳에 달하며, 연 내 상반기 분양을 예고했던 ▲‘둔촌주공’ ▲‘신반포15차’ ▲‘이문3구역’ 등의 일정이 9월 현재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정비사업 사업지는 분양가 산정, 시공단 갈등 등으로 일정 변동이 크며, 지방도시는 저조한 분양률로 인한 미분양 리스크 등을 고려해 분양 일정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추석 이후 분양예정 물량은 수도권이 7만6321가구, 지방이 8만6571가구로 수도권이 전국 물량의 46%를 차지한다. 시·도별로는 경기도가 5만2755가구로 가장 많고 ▲부산(1만5339가구) ▲충남(1만2492가구) ▲인천(1만2194가구) ▲서울(1만1372가구) ▲대구(1만604가구)가 뒤를 잇는다.

수도권 분양예정 물량 중 약 70%가 경기도이며, 광명시 광명동 ‘광명1R·2R·4R·5R구역재개발’ 사업과 안양시 호계동 일대 정비사업, 의왕시 내손동 ‘내손다·라구역재개발’ 사업 등이 경기지역 분양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은 계양구 작전동 ‘작전현대아파트재개발’과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샵G5BL(가칭)’ 등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분양이 이어진다.

서울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분양 실적이 5944가구에 그쳤던 반면, 오는 10월에만 6개 단지 6492가구가 계획돼 있다.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3구역재개발’ ▲마포구 아현동 ‘아현2구역재건축’ ▲송파구 ‘문정동136재건축’ ▲중랑구 중화동 ‘중화1구역재개발’ 등이 일반분양을 준비 중이다.

지방에서는 부산에서 분양 물량이 가장 많다. 부산은 에코델타시티 공급이 줄을 잇는 가운데 부산진구 양정동 ‘양정1구역재개발’과 남구 우암동 ‘우암1구역재개발’ 사업을 통해 각각 1160가구와 1983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충남은 천안과 아산시를 중심으로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를 선보이며, 수성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비규제지역이 된 대구도 1만 가구 이상이 공급된다.

연말까지 계획된 분양 물량을 모두 소화할 경우 향후 공급시장의 숨통이 트일 수 있겠지만, 분양가 상승과 경기불황 여파로 인해 단지별 청약 성패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이 낮아지고 있고, 미분양 사업장이 늘고 있다. 청약 불패로 꼽혔던 서울도 최근 청약미달 단지가 나왔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대출상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고분양가나 입지 여건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단지는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청약을 서두르기보다는 경기상황과 수급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분양가와 단지별 입지, 지역별 공급량 등의 변수에 따라 알짜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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