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성공을 위한 최우선 조건은 '신뢰'

최근 경험담 담은 ‘재미있는 재개발ㆍ재건축 이야기’ 펴내 눈길

 

송재웅 부장이 지난 11월 21일 교통회관에서 진행된 ‘재미있는 재개발ㆍ재건축 이야기’ 출판기념 차담회에서 독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송재웅 부장이 지난 11월 21일 교통회관에서 진행된 ‘재미있는 재개발ㆍ재건축 이야기’ 출판기념 차담회에서 독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급속하게 진행된 도시화는 필연적으로 주택, 교통, 환경, 교육 등 많은 도시문제를 발생시켰다. 그 중에서도 ‘주택문제’는 ‘내 집 마련’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는 대다수 서민들의 삶에 직결된 것으로 다른 문제들보다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서울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주택보급 상당 부분이 재건축ㆍ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가용택지가 부족한 대도시의 현실에서 노후ㆍ불량주거지역의 주거환경 개선과 주택보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재건축ㆍ재개발은 사회에 미친 공헌이 지대하다.

정비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정비사업 관련 도서들도 많이 출간됐다. 하지만 이런 책들의 대부분은 전문가들을 위한 ‘이론서’ 내지는 ‘학습서’여서 쉽고 재미있게 정비사업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책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건설회사의 현직 부장이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은 ‘재미있는 재개발ㆍ재건축 이야기’를 펴내 눈길을 모은다.

지은이인 송재웅 부장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현직 부장이자 지난해까지 삼성의 강남사업소 소장으로 근무했던 정비사업 전문가다.

송재웅 부장은 대학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했고, 대학 졸업 후 건설회사에 입사하면서 재개발 재건축 업무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정비사업 분야에만 종사해왔다. 현재도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이수 중에 있는데, 앞으로도 정비사업과 관련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것이 꿈이다.

“정비사업에 관계하는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이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고, 현업에서 묵묵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전문가라고 생각한다”는 송재웅 부장은 “서울과 수도권, 지방 대도시의 주택공급을 늘리고 주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개발ㆍ재건축을 통해 주택시장의 선순환과 안정적인 가격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장ㆍ단기적인 주택공급 계획과 정책 신뢰 제고를 바탕으로 주택시장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어야 수요자의 주거불안을 없애고 심리적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송재웅 부장은 삼성 수주전략팀 담당과장으로 강남 재건축사업 수주기획 업무를 수행하면서 정비사업 수주 3조원 달성에 기여한 바 있으며, 강남사업소장 당시에는 개포2단지, 대치청실, 상아2차 등의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 최근 ‘재미있는 재개발 재건축 이야기’라는 책을 출판했는데?

지금까지 애정을 갖고 종사해왔던 재건축ㆍ재개발이 정상화되는 날이 곧 국민의 주거안정에 기여하는 길이라는 믿음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미흡한 글 솜씨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서 책을 쓰게 됐다. 여기에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해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건설쟁이’의 삶을 살아오면서 느낀 소회를 정리하고자 하는 개인적 욕심도 있었다.(웃음)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정비사업 관련 전문서적을 많이 펴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딱딱한 내용이다 보니 읽는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정비사업 업무를 하면서 내가 경험하고 추진했던 것을 독자들이 읽기 편하게 쓰고자 했다.

‘재미있는 재개발ㆍ재건축 이야기’는 정비사업에 종사하는 건설사, 정비회사, 조합 및 조합원들이 어렵게만 느끼던 정비사업에 대한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꾸미고자 했는데, 다행히도 이런 뜻이 잘 반영돼 책이 나온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

 

▶ 정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일까?

일단은 신뢰다. 조합과 조합원, 시공자 등 제반 협력업체를 포함해 정비사업 추진에 관련된 모든 이들의 신뢰가 최우선 조건이라고 본다. 신뢰가 바탕이 돼야만 분쟁발생 가능성도 줄고, 사업도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

사실, 정비사업의 중요성이나 주택공급에 미치는 영향 등 긍정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정비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정부정책 등도 정비사업의 순기능보다 부정적 요소에 치우치다보니 각종 규제 등이 중첩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이런 부정적 시각이 긍정의 시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조합과 시공자 그리고 고객이 올바른 시각으로 정비사업을 바라보고, 신뢰를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고민을 함께 할 때 성공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그동안 정비사업과 관련한 활동을 진행하면서 겪은 어려움이나 특별히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금 카타르에서 월드컵이 열리고 우리나라의 승리를 위해 모두가 열렬한 응원을 하고 있다. 이 책의 ‘시공자 선정 에피소드’ 부분에서도 소개했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가 진행되던 당시 시공자 선정 과정에서 우리나라 시합이 있을 때는 수주 경쟁 홍보를 잠시 멈추고 조합원들과 함께 응원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 혹시 정비사업 관련 법․제도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사업은 도시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충분한 주택의 공급이 될 때 주택시장의 안정과 친환경적인 주거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정비사업 기간 단축을 위한 인허가 간소화와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

 

▶ 정비사업의 역할과 위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비사업은 오래되고 낡은 도시를 살릴 수 있는 제도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를 해소하는 방편으로 정비사업의 주체인 조합과 조합원이 자율적인 의사결정이 될 수 있는 법제도 보완과 빠른 사업추진이 필요하다.

또. 서울과 수도권 외곽의 신도시 개발에 따른 환경과 비용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이 콤팩트한 도심 정비사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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