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통해 노후 주거지역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탈바꿈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는 서울시 성동구의 기세가 무섭다.

낡은 공장이 많고, 노후한 주택이 밀집한 낙후된 지역.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성동구에는 이와 같은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는 수년 사이에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한강이 정비․개발되고 뚝섬경마장 자리에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하나인 서울숲이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인해 무계획적으로 형성됐던 낡고 노후된 주거지역도 뛰어난 주거환경을 자랑 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탈바꿈 됐다. 이러한 변화에 ‘서울의 강남․북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라는 본래의 뛰어나 강점까지 더해지면서 성동구는 말 그대로 ‘핫플레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더욱 주목해야할 점은 성동구의 이러한 발전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민선6기 정원오 구청장 체제를 맞이한 성동구는 ‘행복을 더하고 희망을 나누는 성동구현’을 미션으로, ▲활기찬 경제 ▲희망찬 교육 ▲따뜻한 복지 ▲쾌적한 도시 ▲안전한 생활 ▲즐거운 문화 ▲친절한 구정 등을 비전으로 정하고 지금 이순간에도 ‘더불어 사는 활기찬 희망, 성동’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전국 최초 젠트리피케이션 조례 제정

공장이 밀집된 탓에 과거 성동구가 갖고 있었던 부정적인 이미지 형성에 큰 몫을 차지했던 성수동지역은 불과 몇 년 사이에 엄청난 변화를 맞이했다. 물론, 공장 시설들이 모두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공장들보다는 세련된 외관의 주상복합아파트나 여기저기 위치한 전시장과 카페 등 예전과는 사뭇 다른 풍경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공장 밀집 지대였던 성수동에 예술가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어느새 젊음의 거리로 탈바꿈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변화의 시작은 3~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값싼 임대료를 찾아 성수동으로 모여든 사람들이 낡은 공장과 창고 건물을 활용해 전시장과 카페, 스튜디오 등을 만들어 운영하기 시작했고, 골목길 곳곳에는 수제 잡화매장과 디자이너들의 작업실 등이 생겨났다. 그리고 현재 성수동은 ‘아틀리에길’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점차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성동구는 지난해 9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선포했다. 전국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죽었던 상권이나 구도심이 발달해 입주 당시저렴했던 임대료가 치솟아 정작 상권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젊은 예술가들이나 상인들은 밀려날 수밖에 없는 현상을 말한다.

성동구는 성수동 등의 발전에 발맞춰 해당 조례를 근거로 주민협의체를 구성, 외부에서 들어오는 입점업체를 주민이 직접 심사하고 선별해 입점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유흥업소나 대형 프랜차이즈 등 지역 상권 파괴 우려가 있는 업체는 사전에 차단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수동 지역이 홍대 앞이나 서촌 등지처럼 문화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면서 소위 ‘뜨는 동네’로 부각됨에 따라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지정하고,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지역상권을 파괴할 우려가 있는 업체의 입점제한을 결정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제정했다”며 “이뿐 아니라 임대료 상한선을 지키는 ‘착한 건물주’를 지정해 상생협약을 유도하는 한편, 소상공인 법률지원단을 운영하고 있고, 쫓겨난 소상공인을 위해 서울시와 함께 정기․저리로 공간을 마련하는 대안상가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정 구청장은 “지역공동체를 만들고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의 가치가 높아졌다면, 상승된 가치로 얻게 될 이익은 그 공간을 일군 모두가 함께 공유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고, 이것이 지속가능한 도시개발의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구의 작은 실험을 통해 희망의 가능성이 곳곳에서 드러나 서울시는 상가임차인 보호조례를 입법예고한데 이어 대학로와 인사동, 성수동 등 6개 지역을 대상으로 소상공인 건물 소유를 유도하는 자산화전략 등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발표했고, 다른 지자체에서도 제도 검토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교육1번지 향해 잰걸음

점차 발전해 가는 외형과는 대조적으로 사실 성동구는 주변 자치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교육기반이 열악한 상황이었다. 특히 일반계 고등학교가 턱없이 부족한 탓에 많은 구민들이 고등학생 자녀를 인근 구의 고등학교로 통학시키거나 심지어 교육을 이유로 이사하는 일도 종종 발생하곤 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동구의 열악한 교육환경도 민선6기를 맞아 변화하기 시작했다.

정원오 구청장은 “교육이 미래에 대한 가장 현명한 투자라는 생각으로, 구청장에 당선된 직후부터 구민들에게 ‘성동구를 사람에 투자하는 교육1번지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더 이상 교육 때문에 구민들이 성동을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은 마음에 어려운 재정여건에서도 교육부문 예산만은 늘려왔다”고 말한다.

실제로 성동구는 민선6기 시작 직후 입시진학상담센터를 열고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맞춤 진학, 입시 컨설팅 상담을 시작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공교육 강화를 위해 해마다 40억원을 학교환경 개선에 투자했으며, 글로벌영어하우스 권역별 확대·운영, 35억원의 장학기금 운용, 평생학습관 건립, 학부모와 소통을 위한 찾아가는 학부모간담회 개최 등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 성동구는 지난해 11월 27일 정부로부터 ‘융복합혁신 교육특구’로 신규 지정됐다. 성동구는 천편일률적인 입시 중심 교육사업이 아닌 아이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마음껏 펼쳐 나갈 수 있도록 글로벌·역사·문화·생태 체험교육 등 창의체험활동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특화사업을 개발·운영함으로써 명문 교육도시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1년 이후 수도권에서 교육특구로 지정된 자치구는 성동구가 처음이다.

교육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성동구는 2019년까지 국·시·구비 등 사업비 총 1,850억원을 투입해 ▲미래인재양성 교육사업 ▲글로벌 시민양성 교육사업 ▲역사문화체험 교육사업 ▲생태 문화체험 교육사업 등 4개 분야 23개 교육특화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으로 성동구는 교육특화사업으로 2017년까지 일반고 2개교를 신설하고 장학기금 운용, 평생학습관 건립, 전국 지자체 최초 홈스테이시설인 글로벌영어하우스 2018년까지 확대 운영(현재 1개소->3개소) 등 공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멀리 가지 않고도 지역사회 내에서 가족과 함께 역사·문화·생태를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면서 학습할 수 있는 체험형 교육사업을 발굴해 서울의 대표적인 ‘창의체험활동 학습지’로 집중 육성함으로써 창의성·인성·사회성을 두루 갖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심 속 생태공원인 서울숲, 응봉산 등을 생태체험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전통산업인 수제화산업 밀집지역을 수제화체험마을로 조성, 전통산업투어를 통해 산업역사도 배우고, 장인들과 학생들이 함께 디자인하고 만드는 직업체험교육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교육특구 지정으로 성동구는 각종 규제특례 혜택을 받아 교육사업 투자 확대가 보다 용이해 지기도 했다.

먼저, 외국인 교원의 체류기간 상한 연장과 고용추천서 발급절차의 기준 완화로 외국인교원의 고용과 외국어 프로그램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제공이 가능해져 글로벌영어하우스의 원활한 추진과 운영 확대가 용이해졌다.

더불어 왕십리광장의 경우 서울에서 2번째로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광장 가운데에 도로가 관통하고 있어 현재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으나, 규제특례법에 따르면 교육문화축제 등 큰 행사를 개최할 때 광장 내 도로의 차량 통제를 할 수 있어 행사에 필요한 충분한 공간과 주민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지하철 교각 아래 유휴공간에 대한 도로점용허가를 받아 수제화 공동판매장을 설치해 장인들과 학생들이 함께 디자인하고 만드는 직업체험교육도 운영할 수 있게 됐으며,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교육특구를 알리는 대형홍보간판을 설치할 수 있게 돼 구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교육발전 및 지역발전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정원오 구청장은 “이번 교육특구 지정으로 성동구가 서울 동북권의 글로벌 교육의 메카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큰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생각한다”며 “아이도 어른도 행복한 글로벌 교육도시를 구현해 성동구만의 특색 있는 교육특구를 만들어 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십리 민자역사 주변 전경
왕십리 민자역사 주변 전경

∥성동발전의 큰 축, 도시정비․재생사업

성동발전을 향한 가장 큰 변화의 중심에는 역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그리고 도시재생사업이 있다. 성동구의 이미지가 변화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 중 하나가 금호․옥수․행당․응봉동 등의 낡고 노후된 주거지역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뛰어난 주거환경을 갖춘 주거단지로 거듭났다는 점에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이러한 변화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성동구에는 18개소의 재개발사업, 5개소의 재건축사업 등 총 23개소의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단계별로는 재개발사업의 경우 준공구역 2개소, 공사중인 구역 7개소, 관리처분인가 준비 구역 3개소, 사업시행인가 준비 구역 1개소 및 조합설립인가 준비 구역 5개소 등이, 재건축사업은 공사중인 구역 1개소, 조합설립인가 준비중인 구역 4개소 등이 각각 정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왕십리뉴타운3구역, 행당6구역 등 지난해 분양을 진행한 성동구 정비사업장들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일반분양이 조기에 완료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둬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정원오 구청장은 “다행스럽게도 지난해 분양을 진행한 우리 구 내 정비사업장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으나, 침체된 경기 탓에 정비사업 진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에도 조합원들과 구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비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편, 소통을 통한 갈등해소로 구민들의 주거안정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래 성동구의 발전을 견인할 ‘성수동 도시재생시범사업’은 성동구의 주요 역점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울시와 성동구가 9:1 매칭으로 총 105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해 진행되는 성수동 도시재생시범사업은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 재생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경제 재생 ▲지역정체성을 살리는 역사·문화 재생 ▲주민 간 상호협력을 통한 커뮤니티 재생 등을 주요 추진방향으로 설정해 오는 3월까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수립, 2018년까지 삶터·일터·쉼터 및 공동체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통합재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삶터 재생’을 위해서는 안전, 건강, 복지의 측면에서 보행이 중심 되는 녹색 가로, 자전거 순환길, 기존 공원을 정비를 통한 한뼘 공원 확충 등이 계획돼 있으며, 범죄 없는 안심 주거공간을 위해 CCTV, LED 가로등을 확보하는 한편 공가를 활용한 ‘온세대 돌봄센터’를 설립해 돌봄과 복지 공간을 마을 전체의 교집합으로 이끌어낼 예정이다.

두 번째 ‘일터재생’은 ‘성수는 수제화다’라는 공식처럼 토착산업을 지원 육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서울숲을 중심으로 모여드는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경제 공동체를 육성하도록 사회적경제기금 등의 방안을 총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영세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임대공간 확보나 작업장 개보수 등의 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세 번째는 ‘쉼터재생’이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볼거리, 즐길거리로 지역 브랜드를 문화화한다는 것. 구는 기동차 역사문화길, 기동차 테마광장 등을 조성해 지역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패션아트팩토리를 지원하는 등 지역 내 문화 예술인을 지원하는 한편 수제화 테마공원과 더불어 수제화 체험공방을 조성해 단순 생산에서 벗어나 참여형 관광 테마지역을 만들어 지역에 활기를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공동체 재생’은 주민들의 참여가 핵심가치로, 구는 이를 위해 마을학교를 열어 주민 간 소통 공간과 방법을 제시하고, 공동체가 육성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정원오 구청장은 “지난해는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면서 도시재생 지원센터, 행정지원협의회 등 행정지원 조직을 구성했고, 주민참여단을 모집해 워크숍, 마을탐방, 키즈플리마켓, 도시재생아카데미, 주민기자단 아카데미 운영 등 주민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해 왔다. 도시재생사업의 허브기능을 담당하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재생 기반 마련을 위해 앵커시설 건립도 추진 중에 있다”며 “올 상반기에는 용역결과를 토대로 활성화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지역공동체 거버넌스 확장, 아카데미 운영, 앵커시설 신축, 주민제안공모사업 등 본격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2018년까지 주민과 지역공동체가 서로 상생 협력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긍정적인 이미지 개선에 만족하지 않고, 활기찬 성동을 향해 끊임없이 도약하고 있는 성동구의 노력이 앞으로 어떠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본 기사는 한국도시정비협회지 '도시정비' 24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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