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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한 변경계약이 유효하기 위해 총회 등의 결의가 필요한지법무법인 산하 김인석 수석변호사
도시정비 | 승인 2023.05.30
법무법인 산하 김인석 수석변호사

∥ 사실관계

원고는 건축 설계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피고는 대구 중구 일원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 근거한 재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조합이다.

피고는 2018년경 원고와 정비구역 지정의 변경, 설계용역, 경관심의 용역, 일조권 분석 용역 등을 용역 범위로 하는 설계계약(이하 설계계약)을 체결했고, 재개발사업의 진행 단계에 따른 전체 용역비의 지급 비율을 정하면서 사업시행계획인가 시까지 총 용역대금의 90%를 지급하기로 했으며, 계약의 해지 시에는 계약서가 정한 기성 비율에 따라 기성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피고는 2019년경 원고에게 설계계약이 정한 총 용역대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업 단계에 따른 지급 비율 등 용역비의 지급 방법만을 변경하자고 요청했고, 원고는 이에 동의해 사업시행계획인가 시까지 총 용역대금의 50%를 지급하기로 하는 변경안을 작성해 피고에게 통지했다(이하 변경계약).

원고는 2020년경 피고에게 사업시행계획인가 시까지의 용역비 지급이 지체됐음을 원인으로 변경계약을 취소한다는 통보를 했고, 변경 전 기준이 유효하게 존속함을 전제로 사업시행인가 시까지의 기성금(총 용역대금의 90% 기준)의 지급을 청구하면서 지정된 기일까지 기성금이 지급되지 않을 시에는 설계계약을 해지한다는 의사를 표시했으나, 피고는 지정된 기일을 지나 원고에게 전체 용역비의 50%를 기준으로 하는 기성금만을 지급했다.

 

∥ 원고의 주장

변경계약은 그 변경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을 뿐더러 총회 또는 대의원회, 이사회 등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해 무효이고, 설령 효력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의사표시에 따라 취소돼 효력을 상실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변경 전 기준에 따른 기성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법원의 판단 (당 법인 수행 사례)

원고는 변경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변경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계약의 당사자인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변경안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존재하는 이상 변경계약은 체결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도시정비법은 ‘예산으로 정한 사항 이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총회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고, 이는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해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 보장을 하기 위한 것인데, 변경계약은 피고에게 유리한 계약으로 보일 뿐 예산이 정한 항목과 범위를 벗어나서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총회를 거치지 아니했더라도 이를 무효로 볼 수는 없다.

피고의 정관은 설계자를 선정한 후 계약을 체결하거나 변경하기 위해 미리 총회의 인준을 받도록 했고, 다만 금전적인 부담이 수반되지 아니하는 사항의 변경은 대의원회의 인준을 받도록 규정했으나, 이와 같은 정관 규정은 피고 및 피고의 조합원을 위해 결의의 방법으로써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려는 것일 뿐 조합 이외의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의 규정으로 보기 어려우며, 도시정비법은 이미 체결된 계약 중 금전적인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 범위의 계약 변경에서 이사회 또는 대의원회를 거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원고는 변경계약이 원고의 의사표시로 취소됐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이를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취소할 수는 없고, 변경계약은 용역비의 지급 방법 및 시기를 변경하는 합의일 뿐 설계계약과 독립된 별개의 계약으로 볼 수는 없어, 원고가 설계계약과 별도로 변경계약만을 해제할 수도 없다.

결국 변경계약은 효력을 발생했으므로, 설계계약 중 용역비의 지급 시기와 지급 방법 부분은 변경계약과 같이 변경됐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 결어

도시정비법은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ㆍ이자율 및 상환방법’이나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 등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는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관한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절차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조합원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법률행위가 유효하기 위해서까지 총회의 의결이 필요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한편, 정비사업 조합의 정관에서는 표준정관의 내용에 따라 특정 계약에서 금전적인 부담이 수반되지 않는 사항의 변경을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이와 같은 정관 규정은 규율의 주체인 단체 또는 그 구성원을 위한 규정일 뿐 단체 외부의 제3자를 위해 마련된 규정이 아니므로,이로 인해 조합에 유리하게 변경된 계약의 효력이 부정돼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조합 정관은 표준정관의 내용에 따라 예산의 범위 내에서의 용역계약을 대의원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는 경우도 일반적인데, 대상 판결의 법리에 따라서는 조합 외부의 제3자가 조합 정관에 따른 대의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는 하자를 사유로 들어 대의원회 의결 없이 예산의 범위 내에서 체결된 용역계약의 무효를 주장하기도 어렵다고 보인다.

 

도시정비  krcma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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