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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한 자리에 모인 고려국립중앙박물관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특별전
도시정비 | 승인 2019.01.02

추운 날씨에 나도 모르게 움츠러드는 겨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집에만 있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 일상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당신이라면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문화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아가면 고려의 찬란한 유산을 만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 건축 1100주년을 맞아 지난 12월 4일부터 기획전시실에서 ‘대고려918∙2018 그 찬란한 도전’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과거의 장르별 전시와는 달리 고려 미술을 종합적으로 고찰하는 전시로, 미국 및 영국, 이탈리아, 일본 등 4개국 11개 기관을 포함해 총 45개 기관이 소장한 고려 문화재 450여점을 한 자리에 모았다. 전시품의 규모와 질적인 측면에서 광복 이후 고려 미술을 종합적으로 고찰하는 대규모 특별전이다.

918년, 태조 왕건은 분열된 시대를 극복하고 통일국가 ‘고려’를 세웠다.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한 개경이 새로운 수도가 됐다. 이 시기 동북아시아 지역은 다양한 민족과 국가의 흥망성쇠로 격변했다. 고려는 앞선 왕조가 지닌 문화적 전통을 배척하지 않고 열린 태도로 융합했다. 외국인을 재상으로 등용할 만큼 개방적이었으며, 활발한 물적·인적 교류가 이뤄졌다. 중국 본토에 세워진 송(宋, 960~1279)이나 거란족이 건립한 요(遼, 916~1125), 여진족의 금(金, 1115∼1234)과도 오랜 기간 국교를 유지하며 교류했다. 이후에는 세계 역사상 유례없는 대제국을 건설한 원(元, 1271~1368)과도 정치적 간섭 속에서도 문화적, 경제적 교류를 이어나갔다.

고려가 주변 나라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이룬 찬란한 미술과 그 문화적 성취를 살펴보는 이번 특별전에는 네 가지 이야기가 준비됐다.

첫 번째 이야기는 고려의 수도 개경에서 출발한다. 밖으로 열려 있던 사회, 고려의 바다와 육로를 통해 드나든 다양한 물산과 교류 양상을 살펴본다. 국제도시였던 개경에는 많은 외국인이 찾아왔다. 1123년 6월 송 휘종이 보낸 200여명의 사절단을 이끌고 온 서긍(徐兢 1091~1153)도 그중 하나였다. 사신 서긍은 고려에서 보낸 한 달을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이라는 책에 담았다. 이국인의 눈으로 본 고려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한편, ‘최상의 아름다움, 왕실 미술’에서는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다채롭고 화려한 미술이 개경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고려 왕실은 최대의 미술 후원자로, 왕실의 주도하에 회화·금속공예품·나전칠기·자기 등 최고급 소재로 새로운 차원의 물질문화가 창조됐다. 모든 물류가 모이는 개경의 번성함을 지나면 기획2실로 이어진다.

두 번째 이야기는 고려 사찰로 가는 길이다. 고려시대에는 불교와 유교, 도교 등 다양한 사상이 평화적으로 공존했다. 이 가운데 국교라는 큰 지지기반에서 이룩한 불교문화는 정점을 이루며 이후 1100년 동안 다방면에서 찬란한 여정을 보여줬다.

고려는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어낼 만큼 오랜 출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중세 유럽 기독교 수도원의 수도사의 일과가 성경을 베껴 쓰는 일과 기도로 이뤄졌듯이, 고려의 승려도 경전을 직접 베껴 쓰며 사경을 제작했다. 필사의 전통에서 인쇄로의 전환은 세계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쇄 문화는 수도원과 사찰, 성경과 경전이라는 신앙 공간, 종교의 성전을 매개로 꽃피었다.

대장경에는 불교의 성전이라는 신앙적 의미로서뿐 아니라 지식을 체계화하고 소통하고자 했던 인류의 지혜가 담겨 있다. 대장경판이 봉안된 해인사 장경판전은 진리를 향해 나아간 당대의 노력을 보여주는 거대한 도서관과 같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이번 특별전의 대장경 전시는 인류의 지혜와 소통의 노력이 현재도 유효함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고려 불상과 불화를 만나는 순례 여행도 준비됐다. 신앙의 중심인 불상과 불화에도 고려 문화의 독자성과 다원성이 나타난다. 지역에 따라 다원적으로 전개된 고려의 불상, 불상 내부에 납입된 복장물(腹藏物)과 섬세한 직물은 동북아시아 불교 의례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중요한 퍼즐이다. 청양 장곡사의 약사여래좌상은 천 명이 넘는 승속(僧俗)이 함께 발원한 고려를 대표하는 보물이다. 10미터가 넘는 발원문에는 삶에서 병마가 비껴가기를 기원했던 칠백 년 전의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대고려전의 제3부는 ‘차가 있는 공간’, 고려의 다점(茶店)이다. 고려 사원에 담긴 지혜와 바람을 찾아가는 이 길의 끝은 어느 사찰 입구에 있었을 법한 다점으로 이어진다. 다점은 현대의 카페처럼 고려인의 일상 깊숙이 자리했던 곳이다. 이번 전시에는 차가 고려인의 생활과 정신세계에 미친 영향에 주안점을 둬, 관람객이 시각과 후각, 청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차를 마시던 공간에서 바라봤을 경치와 귓가를 스쳤을 소리, 실제 차를 덖는 향기를 전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다.

전시의 네 번째 이야기는 ‘고려의 찬란한 기술과 디자인’으로, 예술성의 정점을 이룬 공예 미술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다. 고려의 미술은 도전의 역사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다양한 재료와 이를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은 10세기에서 14세기에 이르는 시기, 동북아시아가 이룬 공통적인 문화 성취이다. 그러나 기술을 어떻게, 어디에 쓸 것인가의 결정이 위대한 예술을 창조했다.

뛰어난 기술을 지녔다면 외국인 장인이어도 국가가 주도하는 공장에 소속돼 일할 수 있었던 포용적 기반에서 고려의 찬란한 미술이 꽃필 수 있었다. 고려청자가 당시의 신기술에 대한 고려인의 도전을 보여준다면, 정교하고 섬세한 고려불화의 아름다움과 나전칠기의 치밀함은 끊임없는 도전으로 이루어낸 예술의 정점이다. 고려인들은 기술과 미감, 취향의 교류와 융합을 통해 뛰어난 미술품을 만들었다. 그 결과 한국 문화는 더욱 풍부해지고 개성 넘치는 또 하나의 전성기를 이뤘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고려가 이룬 창의성과 독자성, 그리고 통합의 성과와 뛰어난 예술성은 우리 안에 흐르고 있는 또 하나의 유전자”라며 “대고려전이 고려의 미술을 통해 고려가 이뤘던 문화적 성취를 만나고, 오늘날의 우리를 형성하고 있는 정체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Tip.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특별전

◇ 전시 해설

- 평일 : 11:00, 14:00, 15:00 (3회)

- 주말 : 10:30, 13:00 (2회)

* 대표 유물 30선을 안내하는 오디오가이드 대여(대여료 3천원)

 

◇ 관람 시간

- 월·화·목·금 10:00-18:00

- 수·토 10:00-21:00

- 일·공휴일 10:00-19:00

- 휴관일 1월 1일, 설날 당일(2월 5일)

도시정비  krcma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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