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시정비협회 이공재 자문위원장(법무법인 고원 대표변호사)

한국도시정비협회 이공재 자문위원장(법무법인 고원 대표변호사)
한국도시정비협회 이공재 자문위원장
(법무법인 고원 대표변호사)

우리가 흔히 자랑하는 것은 부, 지식, 외모, 능력, , 건강, 선행 이런 것들이다. 이런 것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것들을 자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그 자체에는(다른 사악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거나, 자기보다 못한 타인에게 직접 상처를 주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이 흔히 과거의 그것, 타고난 그것을 자랑하기 일쑤이기에 문제가 된다. ‘난 타고나길 똑똑해(단지 공부는 관심 없어서 안할 뿐)’, ‘난 원래부터(과거에는) 부자였어’, ‘우리집은 왕년에나는 왕년에라는 식이다. 노력을 안 해도 잘하는, 타고 난(조상부터 잘난) 그 무엇을 자랑한다. 학교 다닐 때 보면 자기는 별로 공부 안 하는데 성적이 잘나온다고 은근히 머리를 자랑하는 사람이 많다. 성인이 돼서 연습 안 하는데 골프 잘 친다고 하는 것(골프장 가면 연습했다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골프연습장은 미어터진다)이 그러한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진정 자랑할 것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노력해서 얻은 것이다. 여기 90점 인간과 30점 인간이 있다고 치자. 사람들은 90점 인생에 대해 최고라고 칭송하고, 30점 인생에 대해서는 그저 그렇게 보고 말 것이다. 그런데 신이 100점의 능력을 줬는데 90점 받은 사람과 신이 20점의 능력을 줬으나 30점 받은 사람 중 신은 누구에게 상을 줄 것인가? 전자는 노력을 안 해서 준 것조차 10점을 깎아 먹었고 후자는 노력으로 10점이나 높였다. 사회에서는 전자에게 최우수상을 주고 칭찬하며 부러워하겠지만, 신의 입장에서는 전자에게는 벌을 주고 후자에게는 상을 줄 것이다.

우리가 정말 자랑할 것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노력해서 이룬 것, 노력이다. 타고난 것, 가지고 난 것은 신이 주었거나 부모(조상)가 준 것이지, 내가 이룬 것이 아니며 진정한 나의 것이 아니다. 고로 이러한 것은 전혀 자랑할 것이 못된다.

난 원래 부족하게 태어났는데 노력해서 똑똑해졌다, 지식이 많아졌다, 골프를 잘 치게 됐다, 부자가 됐다는 식의 자랑을 하자. 한걸음 더 나아가, 똑똑해 지지 않았어도, 지식이 부족해도, 골프를 못 쳐도, 부자가 되지 못했어도 그러한 목표를 위해 열심히 뛰는 나, 지금의 노력하는 나를 자랑해야 한다. 인간의 모든 행위는 노력 그 자체로 평가받고 칭찬받아야 하는 것이지 결과로서 칭찬받아서는 아니 된다. 그래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도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한 가지 더 말하고자 한다.

사람들은 흔히 학교에서 하는 공부가 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엄청난 착각이요 잘못이다. 학교에서 하는 공부야말로 삶의 극히 일부분이요, 어쩌면 공부하는 방법 내지는 습관을 배우는 것에 불과하다. 더구나 학교공부에 사회에서 제대로 쓰이는 것은 거의 없다(수학이나 과학, 국어 등의 지식이 사회에 직접 쓰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사회인이 돼서 사회에 대해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 사람들은 사회에 대한 공부를 전혀 하지 않는다. 돈 버는 것이 다인 것처럼 돈에만(일에만) 진력한다. 그러나 돈도 일도 공부를 해야 더 잘한다. 공부하는 사람이 돈도 더 잘 벌고, 더 건강하고, 더 사회생활도 잘한다. 그저 시키는 대로(과거 사람이 하는 대로)만 해서는 발전이 있을 리 없다. 그저 세월이 지나면서 얻은 자그마한 숙달이 있을 뿐.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공부하지 아니해 세상을 모른다. 멍청하다는 사실, 지식이 없다는 사실을 당연시하고 오히려 책을 읽지 않고 노력하지 아니하고 공부하지 않는 사람이 보통 사람이고 그렇지 않는 사람을 별종으로 취급한다. 세상의 트렌드, 변화, 물정을 모르는 것을 순수한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까지 있다.

사회생활에서의 노력이 진정한 공부이기에 말미에 붙여 쓰는 것이다. 학교공부는 아무것도 아니요, 사회생활에서의 공부가 진짜 공부임을 명심해야 한다. 시험에 나오지 않는 공부가 진정한 실력을 위한 공부요, 자기 발전을 위한 공부다. 학교 공부가 아닌 이상 100세가 넘어도 공부해야 되며, 공부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노력하는 자는 반드시 공부를 하게 돼있다.

옛 선현의 말을 하나 적는다.

내가 두려운 것은 사나운 범도, 힘센 사람도, 가난도 아니다. 오직 어제와 같은 내가 될까 두려운 것이다.”

 

 

하도 세상이 어수선하고 어려움이 가중되다 보니 새해에도 덕담에 앞서 이런 말을 꺼내게 된 것 같습니다(사실 위 글은 제 자신에 대한 말이자 다짐입니다). 그러나 마침 도시정비사업 관련 주위 모든 분들을 보니 한결 같이 자신의 분야에서 이 고난을 겪으면서도 힘들게 노력하시고 공부하는 분들 뿐이어서 기쁜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노력하고 매진하시는 모든 회원들에게 좋은 결과가 올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혹여 그 결과가 당장은 좋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더 큰 결실로 여러분에게 보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발전하시는 회원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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