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기반시설 투자 중심 도시재생사업 확대돼야”

서울시 은평구의 보도 앞. 한 구의원의 제안으로 구의원 본인과 장애인, 담당 공무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장애인은 보도 턱을 넘으려 했으나, 휠체어를 타고 10cm에 달하는 보도 턱을 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를 직접 목격한 담당 공무원은 “현실이 이와 같은 줄 몰랐다”며 “은평구 내 보도에 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현실을 직접 보고 상황을 판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제안한 한 구의원의 기지(機智)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탁상공론(卓上空論)이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자면 '탁상 위에서 나누는 빈 토론'이라는 말 정도로 해석되는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책상 위에서 나누는 의논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아니, 오히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지도 모르겠다. 특히 탁상공론이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탁상행정이나 탁상정치의 형태로 이뤄졌을 때다. 행정가나 정치인이 현장․현실과 동떨어진 논의를 통해 어떠한 결과물을 내놓는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와 같은 보통사람들의 몫으로 남겨진다.

언젠가부터 ‘생활정치’, ‘현장정치’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정치인들의 탁상정치에 지친 국민들이 현실과 보다 밀접한 정치를 원하는 마음에서 “생활정치가 필요한 때”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정치인들 스스로 자기반성의 의미에서 같은 말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와 같은 비판의 목소리나 자기반성의 목소리와 상관없이 본인의 의지로 ‘사람들 속의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정치인도 있다. ‘현장에서, 주민과 시민과 함께 하는, 그들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서울시의회 김미경 의원도 그 중 한 명이다.

“개인이 시민단체 등에서의 활동을 통해 사회적으로 불합리한 1~2가지를 바꿀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제도권에 들어가서 변화를 이끌 때는 최소한 5~6가지의 불합리한 부분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그녀를 정치의 세계로 이끌었고, “정치 또는 정치인이 많은 이들의 비판이 대상이 되는 것은 소통의 부재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최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주민들과 소통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은평구에 살고 있는 은평 토박이 김미경 의원은 2003년 은평구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돼 지방자치에 참여하게 됐고, 주민들로부터 ‘발발이 의원’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 2005년 은평구의회 의정대상을 받았다.

또한 공무원을 현장으로 이끌어 은평구 보도 턱을 낮추는 변화를 이끌어 냈던 구의원, 이미경 의원은 구의원 재선 후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돼 민주당 대변인, 친환경무상급식지원 특별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부위원장 등으로 변함없이 활발한 활동을 펼쳐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최우수상, 서울시의회 의정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끊임없는 노력과 공약을 철저히 지키며 주민과 소통하는 자세는 시의원 김미경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신뢰로 돌아왔고, 그 결과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현재에도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여전히 주민, 시민과 함께하는 활동을 펼쳐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의 이해와 요구를 최우선으로 삼아 시 집행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하겠습니다. 시민을 위하는 일이라면 앞장서는 일도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민만을 위한 의사결정이 되도록 위원회를 이끌어가겠습니다.”

김미경 의원이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후 위원회 홈페이지에 남긴 인사말 중 일부다. 시민들 속에서 시민들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치기 위해 정치계에 입문한 김미경 위원장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위원회를 이끌어 갈지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서울시의회에 구성돼 있는 상임위원회 중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있겠느냐 만은, 그가 위원장으로서 이끌어 가고 있는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특히 중요한 분야로 꼽힌다. 주거와 관련된 문제는 인간 삶의 기본이 되는 의식주(衣食住)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면, 김미경 위원장은 도시계획관리위원회와 참 잘 어울린다. 김 위원장은 기초의회에서 현장을 돌아다니며 지역구의 여러 가지 현안문제를 살펴볼 수 있었고, 여러 현안문제를 현장의 입장에서, 주민들의 입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주민과 함께 고민해왔었기 때문이다. 특히, 은평구는 산새마을 등으로 대표되는 마을 중심의 도시재생사업과 수색․증산뉴타운 등으로 대표되는 정비사업이 공존하는 자치구인 만큼 다양한 상황이나 사례를 경험했다.

그렇다면, 은평구를 넘어 서울시 전체 도시계획과 주택정책을 최선두에서 담당하게 된 김미경 위원장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도시재생의 방향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미경 위원장은 “노후하고 기반시설이 부족한 주거환경 개선 문제는 우리시가 안고 있는 매우 중요한 정책과제임이 분명하다. 다만, 이 주거환경 개선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의 문제인데, 이제는 전면 철거 방식의 정비사업 외에 생활기반시설 투자 중심의 도시재생사업 방식도 확대돼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김미경 위원장은 “앞으로 도시계획 및 주택정책 부문에 재정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도시재생사업 확대를 염두에 뒀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며 “향후 2년 동안은 ‘도시재생 전략계획’과 ‘도시재생활성화 지역 선정’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미 서울시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거환경개선사업’의 가시적 성과도 이뤄내 전체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이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인 만큼 관심 깊게 지켜봐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김미경 위원장이 기존의 전면 철거 방식 정비사업의 필요성이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김미경 의원은 “정비사업 구역 내 갈등이 사회문제로 발전했고, 이 문제 해결에 주안점을 둔 것이 현재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이고 도시재생사업 전략”이라면서도 “앞으로는 정비사업의 필요성이 높거나 조합의 사업 추진 의지가 강한 곳은 행정지원을 통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사업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고, 종전의 전면 철거 방식의 정비사업을 주민이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해가는 것이 맞다”고 말한다.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의 주거환경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

김미경 위원장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현안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주민이 중심에 있다. 출구전략 및 시공자 선정 시기에 대한 이야기다.

혹자는 출구전략을 두고 “오히려 사업의 분란이 많아졌다”는 평가하기도 하지만, 김 위원장은 “출구전략은 첨예한 주민사회 갈등 문제를 조정할 수 있는 장치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매몰비용의 경우 아직까지 실질적인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건설회사나 정비회사 등을 비롯한 관련 업체와 단체, 협회 등의 고충과 의견도 차제에 경청해보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다.

김 위원장은 또 시공자 선정시기와 관련해서는 “일부 조합 및 건설업체 관계자 중심으로 시공자 선정시기를 종전처럼 사업시행인가 전으로 환원해달라는 요구가 있고, 이에 대해 정부도 시공자 선정시기를 주민 자율의사에 맡기자는 내용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 하는 관점보다는 그동안의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운용상 한계와 문제점을 얼마나 치유할 수 있는가를 먼저 비교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시공자 선정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전으로 앞당길 경우, 설계도면 없이 시공자를 선정하게 되는 만큼, 그러할 경우 합리적 수준의 계약이 이뤄질 수 있는 지부터 수주경쟁으로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 등을 차단할 수 있는지, 계약 당시보다 사업비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지 등의 문제는 물론이고, 시 예산으로 정비사업 활성화에 필요한 운용자금을 융자 지원하는 것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민간 조합의 운용 자율권을 행정력을 동원해 과도하게 간섭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함께 검토한 후 내릴 결론이라는 생각이다.

김미경 위원장은 “이 문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검토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현행 정비사업 투명성 및 효율성 강화 차원의 공공관리제도 당위성은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온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함께 한강변을 도는 유람선을 탄 적이 있었는데, 유람선에서 라디오 방송을 틀어주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던 적이 있다. 유람선을 탔을 때 보이는 한강변 서울의 모습이 아파트와 빌딩 숲의 획일적인 모습뿐이어서 소개해줄 건물이 없어 라디오 방송을 틀어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미래를 바라보는 정책으로 서울의 모습이 바람직하게 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김미경 의원의 말에서도 여느 정치인과 다른 모습으로 도시를 바라보는 시각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 때문인지 지금의 일이 더욱 재밌게 느껴진다. 작은 것 하나에도 시민들의 생활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더욱 큰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언제나 즐겁게 일하고 있다”는 김미경 위원장. 시민의 고민을 함께 하고, 시민을 위해 활동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미경 위원장이 향후 서울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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