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구원 ‘지진재해가 지역 주택경기에 미치는 영향’

촉발지진과 같은 특수한 재해가 주택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보고서가 발표됐다.

국토연구원 이치주 부연구위원은 워킹페이퍼 ‘지진재해가 지역 주택경기에 미치는 영향: 포항지진 재해를 대상으로’를 통해 포항지진 재해가 포항시 북구와 남구의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주택가격의 하락과 같은 자연재해에 의한 간접손실은 지역 주민들에게 민감한 사항이지만 손실 규모와 복구비용을 산출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특히 과거 자연재해가 발생한 적이 없는 지역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한다면 그 자연재해에 의한 영향의 규모와 지속되는 기간을 산정하기 어렵다.

경주지진(규모 5.8)과 포항지진(규모 5.4)은 모두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대규모 지진이었는데, 특히 포항지진은 발생 깊이가 7km로 얕아서 주민들의 피해가 크고, 2019년 3월 20일 인재에 의한 촉발 지진으로 발표된 큰 특징이 있다.

연구진은 지리적으로 근접해있어 지역별 특성이 비교적 유사하지만 진원지가 가까운 포항시 북구와 상대적으로 먼 남구로 분석대상을 분류했으며, 이중차분법을 사용해 거래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아파트 실거래가격의 하락 추세가 지진 영향에 의한 것인지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진 발생 이전에는 북구의 평균 주택실거래가격이 더 높았지만, 지진이 발생한 후에는 북구의 실거래가격 하락이 남구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재에 의한 촉발 지진이었다는 정부의 발표 이후 북구의 아파트 실거래가격 하락 추세가 남구의 하락 추세보다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북구의 아파트 실거래가격이 남구보다 다시 높아지는 시점을 기준으로 지역 주택경기가 회복한다고 가정할 때, 2017년 11월 지진 발생 후 약 3년 동안 그 피해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외 사례 분석 결과인 1달 내외보다 크게 긴 기간이다.

이치주 부연구위원은 “이는 주민들이 예기치 못한 지진재해의 재발생보다 포항시에 위치한 지열발전소에서의 촉발지진 재발생 가능성을 더 높다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포항지진의 특징이며, 촉발 지진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서 적용할 수 있는 복구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포항시 북구의 아파트 실거래가격 하락 폭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큼에도 불구하고 지진 발생 후 북구 지역 주민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치주 부연구위원은 “자연재해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 등의 간접손실에 대한 복구대책으로 생활 SOC사업과 도시재생사업, 노후 인프라 성능개선 사업 확대 등 주민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지역 건설기업이 지진재해 복구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가점 확대와 보증수수료 할인, 지역 건설기업 종사자의 역량 강화 교육 및 컨설팅 등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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