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유럽 거장의 명작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과 영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영국 내셔널갤러리와 함께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을 6월 2일부터 10월 9일까지 개최한다.

영국 내셔널갤러리의 명화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미술의 관심이 ‘종교와 신’에 집중되던 시대에서 ‘사람과 일상’에 대한 주제로 확장돼가는 과정을 거장의 시선을 따라 조명한다.

보티첼리, 라파엘로, 티치아노, 카라바조, 푸생,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렘브란트, 터너, 컨스터블, 토머스 로렌스, 마네, 모네, 르누아르, 고갱, 반 고흐 등 시대를 대표하는 서양 미술 거장 50명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위와 같은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또한,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만나보기 힘들었던 르네상스 시대 회화부터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인상주의 회화까지,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 회화의 흐름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이기도 하다. 특히, 르네상스, 종교개혁, 그랜드 투어, 프랑스 대혁명, 산업혁명 등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의 변화하는 시대상에 대한 설명을 더해 거장의 명화를 더욱 풍부하고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오랫동안 종교와 신은 유럽 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지만, 사람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확장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과정을 총 4부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1부 - 르네상스, 사람 곁으로 온 신’에서는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다시 인간을 돌아보기 시작한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을 소개했다.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은 사람과 사람이 관찰한 세계에 주목,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관찰해 그림에 담았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인 보티첼리, 라파엘로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산드로 보티첼리 <성(聖) 제노비오의 세 가지 기적>, 1500년경, 목판에 템페라, 64.8×139.7cm
산드로 보티첼리 <성(聖) 제노비오의 세 가지 기적>, 1500년경, 목판에 템페라, 64.8×139.7cm
라파엘로 <성모자(聖母子)와 세례 요한(가바의 성모)>, 1510-11년경, 목판에 유화, 38.9×32.9cm
라파엘로 <성모자(聖母子)와 세례 요한(가바의 성모)>, 1510-11년경, 목판에 유화, 38.9×32.9cm


‘2부 - 분열된 교회, 서로 다른 길’에서는 종교개혁 이후 가톨릭 신앙을 북돋기 위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미술의 역할에 주목한 가톨릭 국가의 미술과 종교 미술 대신 사람과 그 주변 일상으로 관심이 옮겨간 프로테스탄트 국가의 미술을 보여준다.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인 카라바조, 렘브란트 등의 작품과 함께 가톨릭 개혁 시기 인기를 끈 사소페라토의 작품도 소개됐다. 더불어 프로테스탄트 중심의 북유럽에서 유행한 풍경화, 일상생활 그림 등도 전시됐다.

카라바조 <도마뱀에 물린 소년>, 1594-95년경, 캔버스에 유화, 66×49.5cm
카라바조 <도마뱀에 물린 소년>, 1594-95년경, 캔버스에 유화, 66×49.5cm
사소페라토 <기도하는 성모>, 1640-50, 캔버스에 유화, 73×57.7cm
사소페라토 <기도하는 성모>, 1640-50, 캔버스에 유화, 73×57.7cm
빌럼 판 더 펠더 <강풍 속 네덜란드 배와 작은 배들>, 1658, 캔버스에 유화, 55×70cm
빌럼 판 더 펠더 <강풍 속 네덜란드 배와 작은 배들>, 1658, 캔버스에 유화, 55×70cm
얀 스테인 <여관 (깨진 달걀)>, 1665-70년경, 캔버스에 유화, 43.3×38.1cm
얀 스테인 <여관 (깨진 달걀)>, 1665-70년경, 캔버스에 유화, 43.3×38.1cm


‘3부 - 새로운 시대, 나에 대한 관심’에서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확장돼 개인, 그리고 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18~19세기 작품들을 조명했다. 계몽주의의 확산과 프랑스 대혁명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점차 개인의 자유와 행복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된다. 종교와 사상을 담는 매체를 넘어, 개인의 경험을 기념하고 추억하는 그림들이 활발히 주문됐다.

안토니 반 다이크 <존 스튜어트 경과 버나드 스튜어트 경>, 1638년경, 캔버스에 유화, 237.5×146.1cm
안토니 반 다이크 <존 스튜어트 경과 버나드 스튜어트 경>, 1638년경, 캔버스에 유화, 237.5×146.1cm
카날레토 <베네치아 카나레조 입구>, 1734-42년경, 캔버스에 유화, 48×80.2cm
카날레토 <베네치아 카나레조 입구>, 1734-42년경, 캔버스에 유화, 48×80.2cm
토머스 로렌스 <찰스 윌리엄 램튼 (레드 보이)>, 1825, 캔버스에 유화, 140.5×110.6cm
토머스 로렌스 <찰스 윌리엄 램튼 (레드 보이)>, 1825, 캔버스에 유화, 140.5×110.6cm
존 컨스터블 <스트랫퍼드의 종이공장>, 1820, 캔버스에 유화, 127×182.9cm
존 컨스터블 <스트랫퍼드의 종이공장>, 1820, 캔버스에 유화, 127×182.9cm


‘4부 - 인상주의, 빛나는 순간’에서는 19세기 후반 프랑스에 등장한 인상주의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화가들의 관심은 산업혁명으로 근대화된 도시의 변화된 모습과 거기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집중됐다. 비로소 그림은 ‘무엇을 그리는가, 얼마나 닮게 그리는가’의 문제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화가들은 점차 독창적인 색채나 구성을 바탕으로 화가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그림을 그리게 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는 서서히 줄어들고, 사람에 대한 관심은 커져간다. 무엇보다도 그림은 권력을 가진 이들을 위한 수단에서 평범한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예술로 변해 간다.

에두아르 마네 <카페 콩세르의 한구석>, 1878-80년경, 캔버스에 유화, 97.1×77.5cm
에두아르 마네 <카페 콩세르의 한구석>, 1878-80년경, 캔버스에 유화, 97.1×77.5cm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목욕하는 사람>, 1885-90년경, 캔버스에 유화, 39.4×29.2cm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목욕하는 사람>, 1885-90년경, 캔버스에 유화, 39.4×29.2cm
빈센트 반 고흐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 1890년, 캔버스에 유화, 64.5×80.7cm
빈센트 반 고흐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 1890년, 캔버스에 유화, 64.5×80.7cm
클로드 모네 <붓꽃>, 1914&#8211;17년경, 캔버스에 유화, 200.7×149.9cm
클로드 모네 <붓꽃>, 1914&#8211;17년경, 캔버스에 유화, 200.7×149.9cm

한편, 이번 전시의 입장권 판매와 예매 등 관련 정보는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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