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세계 5대 튤립축제로 선정…야간에는 빛축제로 각광

어느새 따스한 햇살이 스며들면서 봄기운이 완연해진 요즘이다. 황사 등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와 절로 눈살이 찌푸려질 때도 있지만, 거리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꽃들에 설레는 계절, 봄이다.

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봄꽃축제가 아닐까 싶다. 봄에는 벚꽃을 시작으로 다양한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는데, 이에 발맞춰 다양한 지역 축제들이 진행되곤 하기 때문이다.

특히, 충청북도 태안에서는 현재 300여 종, 200만여 송이 튤립이 대향연을 펼치며, 짧기만 한 봄을 아쉬워하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 봄…튤립, 세계를 담다

태안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매년 태안꽃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태안군꽃축제추진위원회 주최, 태안반도 백합수출영농조합법인, 네이처영농조합법인, 아다람농업회사법인 공동주관으로 시기에 따라 적합한 품종의 꽃을 주제로 축제를 진행하는 데, 현재 태안꽃축제의 주인공은 바로 봄꽃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튤립이다.

특히, 태안세계튤립축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튤립 재배기술과 전시 연출기법을 인정받아 지난 2015년 진행된 세계튤립정상회의에서 미국의 미시건 홀랜드, 캐나다의 오타와, 일본의 혼슈 도마야현, 인도의 카슈미르쥬 등과 함께 당당히 세계 5대 튤립축제에 이름을 올린 세계적인 축제다.

지난 4월 13일 문을 열어 오는 5월 10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태안세계튤립축제 2017’은 ‘튤립! 세계를 담다’라는 주제로 대지 위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그려져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축제장의 전체적인 바탕은 우리나라 고유의 멋과 전통을 살려 방패연을 모티브로 했으며, 여기에 국보 1호 남대문을 삽입했다. 이에 더해 프랑스의 에펠탑, 네덜란드의 풍차,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이 가미돼 이색적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세계튤립축제에는 튤립은 물론 수선화와 백합 등이 대량 식재돼 튤립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여름…백합의 진한 향기에 취하다

여름이 되면 태안에는 화려한 백합꽃 세상이 펼쳐진다. 태안에서 만날 수 있는 여름꽃축제인 ‘태안 백합꽃축제’다.

특히, 태안 백합꽃축제는 관람객들의 의지로 만들어진 축제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행사 주최측은 2013년 백합꽃축제를 끝으로 더 이상 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지만, 과거 백합의 향기에 흠뻑 취했던 관람객들이 끊임없이 축제에 대해 문의해 오자 2016년부터 다시 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문을 연 백합꽃축제는 다시 한 번 위기를 겪기도 했다. 유난히 무더웠던 날씨 탓에 꽃이 시들기도 전에 뜨거운 태양 아래 검게 타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태안군꽃축제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꽃을 생계로 하는 주최측 및 화훼농가들도 십여 년 만에 보는 기이한 현상이었다”고 회상한다.

이에 올해 태안 백합꽃축제는 최상의 품질을 바탕으로 관람객들에게 더욱 큰 만족을 선사하기 위해 기간을 기존보다 일주 일 가량 앞당겨 오는 7월 24일부터 8월 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태안군꽃축제추진위원회는 올 추석연휴기간에 단풍철을 맞아 산으로 떠나는 행락객들의 분산과 볼거리 확대 차원에서 가을꽃축제도 개최할 예정이다. 태안 가을꽃축제에는 일반적인 국화와는 달리 대중적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스프레이 국화가 대지를 수놓고,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코키아와 샤프란, 해바라기 등 다양한 꽃들이 전시될 계획이다.

 

‖ 맑은 밤…황홀한 빛의 향연에 빠지다

많은 관람객들의 참여 속에 올해로 6회를 맞이한 태안꽃축제이지만, 그동안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연이은 태풍으로 축제장이 어지럽혀지기도 했고, 이상고온과 가뭄이 수많은 꽃들을 괴롭히기도 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태안꽃축제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이 바로 태안꽃축제장에서 연중무휴 밤에 펼쳐지는 ‘태안빛축제’다. 특히, 태안빛축제는 어느새 관광명소로 자리잡으며 여름에만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태안이 계절에 상관없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큰 힘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여기저기 생겨난 빛축제로 인해 희소성을 잃고 있는 것도 사실. 이에 주최 주체측은 단조로운 패턴을 벗어나 분기별로 테마를 달리해 빛축제를 ‘한 번도 안온 사람은 있어도, 한번 온 사람은 없는 다시 찾는 명소’로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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