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임오퍼레이션 강지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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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중위 추계 기준 2025년이면 65세 인구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인구의 1/3 정도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후 여생을 보낼 거처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하고 있는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현재 도시계획은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에 지금까지는 소극적으로, 아니 거의 고려하지 않고 수립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현재의 도시계획 틀은 1924년 미국의 페리(C.A.Perry)가 제안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근린주구 개념에 따라 밀도와 보행 생활권 규모를 설정하고, 이에 따른 도로망과 오픈스페이스 공간 및 도시 내 다양한 시설들을 연계하는 개념으로 도시계획을 진행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부터의 도시계획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사회를 구성하는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라 기존의 초등학교를 기반으로 하는 도시계획의 틀을 넘어 고령자 활동 반경과 생활 영역을 고려해 생활SOC시설, 공원ㆍ녹지, 체육시설, 의료시설, 사회복지시설 등 고령 이용자를 적극 배려하고 포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도시계획의 틀과 시설기준으로 개편해야 할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각종 조사에서 나타나듯 고령자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주거환경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고령자의 경우 주거환경이 상대적으로 불편한 원도심의 단독주택이나 기존 농촌주택에 거주하는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고령자의 활동 영역이 주로 가정생활과 여가생활 비중이 높은 특성을 보이는 것과 달리 주변 커뮤니티 시설과의 접근성은 어렵거나 불편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시설 이용ㆍ활용 측면에서 볼 때 대형 의료시설이나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이와 함께 고령자 세대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의 부족으로 인해 그나마 제공되는 기존 시설들의 이용률이 저하되는 등 시설의 입지와 운영 프로그램 측면에서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있다.

고령자의 경우 연령이 증가할수록, 단독주택에 거주할수록, 건강상태가 좋지 않을수록 사고의 위험도 커지고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 횟수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령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시설 등과 같은 커뮤니티시설의 경우 대규모 거점 시설의 공급보다는 중ㆍ소규모 생활형 시설의 분산 공급이 접근성 측면이나 상호 교류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자를 위한 정책은 다양하게 나오고 있으나 대부분 소프트웨어적인 복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나 운영ㆍ관리시스템이 분산돼 효율적 운영ㆍ관리 측면에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고령시대에 부응하기 위한 기본적인 측면, 즉 다양한 시설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 사용의 편의성, 편익성, 활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제고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 수립 시 근본적인 개념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도시계획에 있어서 여전히 고령자를 고려한 계획이 부족하다. 도시환경이나 주거환경과 같이 물리적 측면에서의 도시계획 정책에서 고령자를 고려한 설계 지침 마련 등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하면 기존의 도시계획 및 설계의 틀에서 벗어나 고령세대를 배려한 보행권을 중심으로 생활SOC 시설공급 및 개선, 커뮤니티 공간 조성, 신규제공 주택의 경우 고령세대를 배려한 고령 세대 맞춤형 주택 공급, 기존 주택의 개보수 및 금융 지원, 돌봄서비스 제공 등 주거지원 및 기반시설 공급 방안 마련과 이를 위한 고령자 관점에서의 법률 및 제도 개선 등 도시계획 전반에 걸친 개선 및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시설들 간의 커뮤니티 규모 단위의 연결체계 구축을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운영ㆍ관리 프로그램 구축이 시급하다. 교통분야의 경우 고령세대를 고려한 안전성 중심 설계, 무장애공간(Barrier-free) 조성, 대중교통 접근성 강화 등과 같은 교통환경 개선에 대한 고민 등 도시계획 전반에 걸친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초고령사회는 더 이상 피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며, 늦추거나 회피할 수 없는 거대한 사회 현상으로, 현대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시급하고 절박한 현안이다. 이러한 현안을 외면할 때 생각보다 빠른 미래에 다양한 사회 구조적 문제와 세대 간 갈등이 발생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면서 고령자 중심의 주거환경 정비, 고령자를 위한 사회적 교류 활성화 방안 구축, 그리고 사회적ㆍ제도적 지원 등이 뒷받침될 때 다가올 미래의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령시대! 우리 도시가 나아가야할 필연적인 계획방향이 무엇일까?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적극 고민하고, 개선방안을 찾아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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